사회를 보는 시야

결혼식과 축의금: 현대인의 고민

심마저자 2024. 9. 2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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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결혼식은 예비부부들이 결혼 날짜를 결혼식장에 맞추는 경우가 많습니다. 결혼식장이 부족해 밀린 결혼식이 많아지고, 지인들의 자녀들이 비슷한 연령대이다 보니 경조사도 겹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특히, 10월에는 결혼식이 3개인 날도 있을 정도입니다. 모두 꼭 가봐야 하는 관계라 축하하는 마음은 당연하지만, 세 번째 청첩장을 받았을 때는 시간부터 확인하게 됩니다.

 

1. 소식

 

부조금의 고민

결혼 소식을 들으면 부조금을 얼마 할지가 고민됩니다. 최소한 자기 밥값은 들고 가야 하니, 함께 가는 지인들에게 슬며시 물어보기도 합니다. 일반 예식장은 10만 원, 호텔은 20만 원 정도가 일반적이라고 하는데, 부부가 함께 갈 때는 부담이 커지기 마련입니다. 혼주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꼭 가봐야겠지만, 부부가 함께 가기에는 솔직히 부담스러워 1명만 가는 것으로 퉁치기도 합니다.

최근 한 모임에서 청첩장을 받았는데, 예비부부가 선택한 결혼식장이 좀 비싼 곳이라고 합니다. 인터넷으로 조회해 보니 식대가 15만 원, 대관료가 800만 원에 300명의 하객을 초대한다고 가정하면 최소 7,03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한다고 합니다. 평생에 한 번의 결혼식에 이렇게 많은 돈을 쓴다는 사실에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됩니다.

혼주가 "비싸다"라고 표현한 이유는 당연히 식대 때문입니다. 결혼식 비용은 대부분 하객들의 축의금으로 채워지기 마련인데, 누군가는 "식대를 어떻게 다 내냐"며 그럴 바에는 덜 내고 안 가겠다고 합니다. 비싼 곳에서 하는 것이 본인들의 선택이듯 하객의 축의금도 선택인데, 왜 이렇게 찝찝할까요?

경조사와 인간관계

예전 시간강사로 일했던 학교에서 청첩장이 돌았을 때, 나는 회비 명단에서 빠졌지만 계약기간이 두 달 남은 기간제 교사에게는 분담 금액이 정해졌습니다. 정 교사가 봉투를 돌리자 그 기간제 교사가 억울해했습니다. "내일모레면 그만두는데 제가 꼭 해야 하나요? 어차피 받지도 못하는데." 이 대화를 들으면서 씁쓸함을 느꼈습니다. 경조사는 내가 낸 만큼 돌려받기 위한 것이 아니라, 위로하고 축하하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요?

2만 원의 분담 금액에 불편해진 기간제 교사와 꼭 내야 한다는 정교사 모두 할 말은 있겠지만, 2만 원 때문에 불편해진 모습은 씁쓸합니다. '내가 애들 결혼할 때는 부조금 안 받고 베풀고 싶다'는 생각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비현실적인 꿈이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은퇴가 가까워지면서 자녀에게 결혼을 서두르라는 남편의 말이 떠오릅니다. 은퇴 후에는 축의금이 반으로 줄어든다고 하니, 체면 관계가 더욱 복잡해질 것입니다.

결혼식의 의미

신한은행의 금융생활보고서에 따르면, 축의금을 결정하는 요인은 사회적 관계와 받은 만큼이라는 것이 1, 2위로 나타났습니다. 본인이 얼마 냈는데 상대방이 적게 내는 경우에는 갑론을박이 많습니다. 특히 2030 세대는 청첩장을 받는 방법에 따라 금액이 달라진다고 합니다. 40대는 5만 원을 내는 경우 식장에 가지 않으며, 평균적인 축의금 액수는 7만 원에서 12만 원 정도입니다.

 

2. 축의금의 척도

 

축의금의 척도는 결론적으로 자신의 마음에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첫째 얼마나 친한가? 만약 자신이 결혼을 했고 그사람의 참석과 축의금정도를 알고 있다면 그 기준이 되지 않을까 싶은데 그러지 않고 아직 미혼이라면 첫 번째로 귀결되는 것이 친함의 정도이지 싶습니다. 둘째 자기의 경제력입니다. 만약 비싼 결혼식장이라면 양해를 구하고 자기의 경제력만큼 금액을 축의금에 넣는 것입니다. 셋째 이건 저자의 방법이긴 한데 금액이 적을 때는 밥을 먹지 않고 축의금만 내고 결혼식에서 인사 후 집으로 갔습니다. 뷔페 가서 그 돈만큼 먹지 못하기 때문에 항상 손해를 보는 거 같고 맛도 만족 못했던 거 같습니다. 그리고 밥을 안 먹었기 때문에 축의금을 적게 냈더라도 그렇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3. 마치며

 

결혼식 당사자와 하객 모두 고물가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식대를 생각해 봉투만 보내는 쓸쓸한 결혼식장보다는, 좀 덜 받더라도 예비부부를 축하해주는 잔치집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지인의 비싼 청첩장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결혼식이 단순한 의무가 아닌, 진정한 축하의 자리로 자리 잡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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