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4월 14일, 충북 괴산.
국군 군의관을 대상으로 한 한 강연장에서, 오랜만에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국종 교수는
예상과 달리 매우 직설적인, 그리고 무겁고 쓴소리 가득한 이야기를 꺼내놓았습니다.
그는 더 이상 ‘감동적인 생명을 구하는 영웅’의 이야기를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그가 말한 건 **“망가진 의료 시스템과 좌절한 필수의료 현장”**이었습니다.
강연장을 채운 군의관들에게, 그리고 간접적으로는 대한민국 의료계 전체에
**“진심 어린 분노와 슬픔, 체념”**이 담긴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1. 이야기
“여기 오기 싫었다”… 진심에서 시작된 이야기
이국종 교수는 강연 시작부터 솔직하게 털어놨습니다.
“여기 오기 싫었다. 후배들한테 해줄 말이 없어서 미안했다. 그런데 교장이 병원까지 찾아와 부탁했고, 나도 국방부 월급 받는 입장이기에 왔다.”
이 발언은 단순한 푸념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지친 상태에서
지금의 대한민국 의료계에 대해 더 이상 희망을 이야기할 수 없음을 고백한 것이었습니다.
“조선반도는 문과놈들이 해먹는 나라”
강연 내내 이 교수는 정치, 행정, 병원 구조, 의료 관료사회 전반에 대한 통렬한 비판을 이어갔습니다.
- “조선반도는 문과놈들이 해먹는 나라다.”
-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라.”
- “서울대, 세브란스 고령의사들, 공무원들… 이런 이들과 평생 싸우고 싶지 않으면 바이탈(응급의학계) 가지 마라.”
역사까지 끌어와 조선의 무능한 지배 구조와
현재의 의료 관료 체제를 빗댄 이 발언은
의료인이 왜 지치고 떠나는지를 집약해 보여줍니다.
윤한덕 교수 언급, "그렇게 죽어도 아무것도 안 바뀌었다"
“한평생 외상외과에서 X빠지게 일했는데, 바뀌는 건 하나도 없더라.
내 인생 망했다.
나랑 같이 일하던 윤한덕 교수는 과로로 죽었다. 너희는 저렇게 되지 마라.”
이 말은 단순한 경고가 아닙니다.
이국종 교수는 **‘죽도록 일해도 바뀌지 않는 시스템’**이
결국 사람을 병들게 하고, 죽음으로 내모는 현실을 직접적으로 드러낸 것입니다.
윤한덕 응급센터장의 과로사 사건,
그리고 이국종 교수 본인의 소진(Burnout)은
더 이상 미담이 아닌 **‘경고’**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죠.
“USMLE 붙은 군의관에게 플랜카드 달아줬다. 조선엔 가망 없다”
이국종 교수는 **탈조선(해외 진출)**을 장려하기도 했습니다.
“국군 대전병원 지하창고를 독서실로 개조했는데,
거기서 공부하던 군의관이 미국 의사면허 시험 USMLE 1차에 붙었다.
너무 기특해서 플랜카드도 달아줬다. 조선엔 가망 없다. 떠나라.”
그의 말은 충격적으로 들릴 수 있지만, 그 속엔
‘더는 이 구조 속에 후배들이 희생되길 원치 않는다’는 절박한 보호본능이 담겨 있습니다.
군의관·AI드론 병사들 앞에서 “조롱”
이 교수는 현재 국방부나 군의료계가 추진 중인
4차 산업혁명 기반 군사 AI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그것이 미래지향적인 방향이 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현장의 인력과 시스템이 무너져가는 상황에서 보여주기식 사업만 우선하는 현실을 지적한 것이죠.
“대형병원은 전공의 쥐어짜서 유리벽 바르고 에스컬레이터 놓는다”
대형병원, 이른바 빅5병원에 대해서도 강하게 말했습니다.
- “서울대병원, 세브란스 진료 보러 오는 환자들, 텐트만 있어도 몰려온다.”
- “병원은 인테리어 말고 사람을 챙겨라.”
이는 의료 접근성과 형평성, 그리고 의료 인프라의 집중화 문제에 대한 비판으로,
화려한 외형보다 의료인의 안전, 교육, 삶의 질을 먼저 챙기라는 외침이기도 했습니다.
정 갈등, 전공의 복귀 갈등에 대한 소회
최근 복귀한 전공의들에 대한 사회적 시선을 의식한 듯
이 교수는 “감귤(비하 표현) 정도로 놀리는 건 귀엽다”며,
실제 의사들 사이엔 그리 큰 분열이 없다는 뉘앙스를 전했습니다.
“복귀자랑 패싸움이라도 벌어져서 반은 죽어있을 줄 알았는데, 다들 착하다.”
이는 언론이 말하는 것처럼 의료계가 두 동강 난 게 아니라,
정작 내부에선 현실을 인정하고 버티고 있는 사람들만 남았다는 쓸쓸한 말일 수 있습니다.
2. 마무리하며 – 그가 남긴 말,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이국종 교수는 더 이상 “국가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고 말하지 않습니다.
대신 “망가지지 말고, 살아남으라”고 말합니다.
이건 단지 군의관을 향한 말이 아닙니다.
지금 대한민국 의료계를 바라보는 모두를 향한 일침입니다.
💔 “한반도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하면 그 사람은 벌을 받는다.”
이 말이 더 이상 현실이 되어선 안 됩니다.
이국종 교수의 날 선 메시지를 통해
우리는 ‘그가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고민하고,
앞으로 어떤 의료 시스템과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지 진지하게 물어야 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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